대학에 입학한 지 3개월 차. 어느 정도 적응해가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가끔 술도 마시곤 한다. 술을 좋아하지 않는 터라 자리에 자주 나가지는 않는다. 술자리에서 실수하는 사람을 많이 봤기 때문에 더 조심하게 된다. 지금은 대학교 도서관 1층에서 이 글을 끄적이고 있다. 앞에는 내 동기가 앉아있다. 학식을 먹고 강의를 들으려 왔다. 도서관은 참 생산적인 곳이다. 이곳에 오면 안 하던 공부를 하게 되고 밀렸던 강의를 들을 수 있는 힘을 준다. 그래서 일부로 찾아오는 이유기도 하다. 아직 시험기간은 아니지만 조금씩 공부를 하려고 한다. 시험 범위가 방대하기에 지금부터 하지 않으면 미래의 내가 벅찰 것 같기 때문이다.
나는 극 계획적인 사람이었다. 하지만 대학교에 들어오면서 번개모임도 많아졌고 약속이 파토 나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그래서 나도 상황에 적응하려고 했다. 즉흥적인 일들을 많이 하다 보니 그것이 익숙해졌고 재미있어졌다. 전혀 계획되지 않았던 여행을 간다던가 친구들과 노상을 깐다던가.. 그래도 공부에 있어서는 아직까지 j인 것 같다. 그러지 않으면 불안해서 미쳐버릴 것 같기 때문이다.
내가 지향하는 삶은 무엇일까? 내가 원하는 직업은 무엇일까?
나는 심오한 질문을 다루며 각자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진지한 질문을 꺼내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상대가 이런류의 질문을 지루해하는 건 아닐까, 혹여나 나랑 더 이상 같이 놀지 않으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나의 친구 바운더리에 들어왔을 때, 눈에 띄는 변화는 바로 이 질문이다.
이 질문을 했다는 것 자체가 내가 그 친구를 신뢰하고 믿고 있다는 증거이다.
길지 않은 삶을 살아오면서 나는 누군가를 신뢰하는 것이 조금 어렵다고 생각했다. 여전히 그 생각엔 변함없다. 난 내 마음을 쉽게 털어놓지 않는다. 과연 나 자신도 속마음을 아는지 모른다. 내 마음을 찾는 것이 아마 영원한 숙제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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